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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그룹/자전거

오타 크랭크용 체인링의 자작 - 로드용 체인링 DIY

by Dmitri 2015.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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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주에 가까운 시간이 걸리더라도 오타 크랭크(픽시용)를 저렴하게 구한 것은 좋은 일이다만 문제는 로드용 체인과 스프라켓을 쓰는 이상 픽시용 크랭크는 사용할 수가 없다.

 

 

[저렴하게 구입한 픽시용 오타 크랭크]

 

 

 

 

 

 

 

그 이유는 픽시용 체인링과 다단 로드용 크랭크의 폭이 다르기 때문이다.

(체인링 비교 : 좌측이 픽시용, 우측이 로드용 체인링)

 

 

 

 

 

 

 

대안으로는 구입한 픽시용 크랭크인 오타 크랭크를 팔아버리고 새로 로드용 크랭크를 구입하는 방법과 체인링만 로드용으로 구입하여 교체하는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판매는 내가 제일 못하는 것 중의 하나이므로 포기하고 체인링만 로드용으로 구입하여 교체하는 방법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한번 단추가 어긋나 버리면 계속 문제가 되는 것처럼, 로드용 체인링, 특히 BCD 130용의 48~50t 체인링은 구하기도 쉽지 않고 가격이 ...... 매우 고가이거나 실버컬러는 볼 수조차 없었다.

 

아무리 저렴해도 48t 이상은 최소 7만원대.

 

 

 

 

 

 

제삼의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기로 하였다.

 

즉 기존의 체인링을 가공하여 오타 크랭크에 장착을 하는 것인데, 몇 천킬로를 달렸기에 불필요한 부분은 이미 충분히 갈린 잘 길들여진 체인링이기도 하다.

 

여전한 문제점은 이 일체형 크랭크에서 체인링에 해당하는 부분이 알루미늄이 아니라 강철이기에 가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부분이다.

 

나에게 금속을 가공하거나 뚫을 수 있는 전동공구는 단 하나도 없으니 말이다.

 

심지어는 드릴조차도..

 

 

 

대충 이렇게 생겨 먹은 크랭크인데 체인링에 해당하는 부분이 스틸이다. 

다행히 주말이라 시간은 많으니 만두도 구워먹고 영화를 보면서 토요일 내내 지루한 톱질을 시작 하였다.

 

엄청 무식한 짓이긴 하나 딱히 이런 일을 싫어하진 않는 것이 다행이다.

 

게다가 손보는 김에 드레일러의 위치에 따라 마모되는, 체인링의 teeth와 체인이 접촉하는 측면 부분도 매끄럽게 가공하여 약소하나마 잡소리도 제거하였다.

 

체인이 가장 사선으로 위치하는 1단 스프라켓에 체인이 위치할때 체인링과 체인의 측면이 먼저 닿기도 하는데 이 닿는 부분을 완만하게 처리하였다는 것인데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직접 기어를 조작한 후 크랭크를 돌려서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을듯..

 

 

 

 

 

 

 

먼저 오타 크랭크의 체인링을 제거하여 BCD 130 사이즈로 체인링을 만들자.

 

오타 크랭크의 체인링과 가공할 휘어진 크랭크를 케이블 타이로 단단히 묶어 위치를 정확히 하여 날카로운 송곳으로 절단할 부분과 체결부위의 타공부위를 표시한다.

 

 

붉은 화살표는 타공부위와 타공크기

 

 

 

 

 

휘어진 기존 크랭크를 펴기는 어려워도 상기 크랭크암에 단단히 고정시키면 휜 부분이 더 진행되지도 않고 오히려 평평하게 펴진다.

 

 

 

 

 

 

절단부분과 타공부위를 정확하게 표시하였다면 실톱으로 지루한 톱질을 시작하였다.

평소에 자질구레한 가공이나 손질을 좋아하는 탓에 이미 실톱 정도는 가지고 있다.

(시간이 걸릴뿐 실톱으로 못자르는 것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실톱을 가지고 있는 이유랄까?)

 

 

 

 

 

 

 

 

실은 다 자른 후에 촬영 하였는데, 톱질이 쉽지 않았다.

 

하나 자르는데 한시간, 영화보며 간식 먹으며 온갖 집안 청소 및 인터넷을 하느라 시간은 더 걸렸으며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 자르는 시간은 단축이 되었다.

 

놀면서 심심할때마다 톱질을 하니 결국 다 잘라내긴 하였으며(만세!) 손가락의 물집을 싫어한다면 반드시 두꺼운 장갑을 끼는 것이 좋다.

 

 

 

 

 

 

 

 

 

이젠 오타 크랭크에 정확하게 맞도록 절단면을 줄로 마무리 한다.

 

줄은 91년도에 진공관 엠프용 샷시를 가공하느라 1만원 주고 구입한 것인데 아직도 잘 쓰고 있다.

(그 당시 된장찌게가 1,500원이었으니 1만원이면 꽤나 큰 돈이었다.)

 

평줄, 반원줄, 원형 및 삼각단면의 줄이 한셋트이며 핸드드릴과 줄, 드라이버, 실톱으로 모든 것을 다 해결하며 살아왔다.

시간이 걸릴뿐 안되는 것은 없더라.. ^^

 

 

 

 

 

 

 

 

 

절단면이 마감되면 크랭크암에 맞추어 본다.

 

다행히 오차도 거의 없이 정교하게 가공되었으며 이젠 정말 쉽지 않은 타공을 해야 한다.

 

 

왜냐면 전동이 아닌 핸드드릴이라서 두발로 체인링을 붙들고 왼손으로는 드릴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드릴을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유일한 전동공구는 면도기 정도?)

 

먼저 작은 드릴날을 이용하여 1번 화살표처럼 가이드 홀을 내고 큰 드릴날을 이용하여 2번 화살표의 큰 홀을 낸다.

 

음.. 내가 가진 드릴날이 두개 뿐이라서...

 

 

실제 타공이 되어야할 면적은 더 크지만 현재는 방법이 없다.

 

리머라도 있으면 손쉽게 홀을 넓힐 수 있건만 이곳 천안에는 리머가 없다.(서울에 있음, 진공관 엠프용 샷시를 가공하기 위해 구입한 핸드리머)

 

 

 

 

 

 

 

무식하지만 원형, 반원단면을 가진 줄로 깎아내기로 한다.

 

 

 

음. 실제로 내가 이렇게 무식하게 일을 하지는 않는다.

 

단지, 이런 가공은 그저 내 작은 취미이고 완성된 후의 보람과 애정을 위한 무식함일뿐이다.

 

각설하고.....

 

 

 

 

 

 

역시나 처음 홀을 가공할때는 시간이 많이 걸렸으나 두번째부터는 요령이 생겨 비교적 빠르게 가공할 수 있었다.

 

정교함을 더할수록 없던 애정이 생기는 것 같다.

 

체인링에 이런 감정을 가지게 되다니. 푸흐.. 점점 덕후가 되어가는 듯?

 

 

 

 

 

 

다행히 타공된 홀에 체인링 고정 볼트는 잘 맞는다.

 

 

 

 

 

 

 

 

내가 자는 동안 우렁각시가 타공을 해주었다면 하는 바램이 있었지만 결국 내가 다 가공하였다.

다행히 오차 하나 없이 정교하게 가공할 수 있었다.

 

완성이 되어 가슴이 두근거린다.

 

 

 

 

 

 

 

 

 

떨리는 마음으로 체인링 고정볼트를 체결하니 고정볼트의 암나사 길이가 길어 단단히 고정이 되질 않는다.

 

결국 또 체인링 고정볼트 암나사를 평줄에 갈았다. 망할..

 

하루 반나절을 줄질만 하였으니 모처럼 완치된 팔꿈치 인대도 다시 아프고 손가락에도 관절마다 통증이 온다.

 

 

 

 

 

 

 

그러나 결국 완성하여 체인까지 달고 테스트를 하여 본다.

휘었던 체인링은 잘 펴진 채로 고정되어 있으며 드레일러의 위치에 상관없이 체인링은 체인을 잘 감아 돌린다.

 

 

 

 

 

 

 

이건 남에게 권할만한 일은 아닌것 같다.

물론 나 자신에게도..

 

 

 

 

일단 톱질을 시작했으니 끝을 볼 수 밖에 없어 시간을 들여 가공을 하긴 했으나, 카페나 중고나라에서 사고 파는데 꺼리낌이 없는 라이더라면 잘못 산 것은 그냥 팔아버리고 다시 사는 것이 낫겠다.

 

결과가 좋았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광분하기 딱 좋은 ... 그런 DIY가 아니였을까? ㅋ

그런데 결과가 정말 좋다.

 

나중에 습도가 떨어지면 체인링을 다시 분해하여 아연도금 스프레이(차량 방청용으로 구입한)로 마감하여 스크레치의 흔적을 지울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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