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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인연... 둘리..

by Dmitri 2011.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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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포스팅하여 봅니다.


본문의 이미지는 이전 글에서 사용한 적이 있는, 아주 오래된 사진입니다.
둘리가 우리집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찍은 사진인데 언제인지 기억도 나질 않는군요.



문득 첫 만남이 생각이 납니다.

방안에 누워있었는데, 문밖에서 절 쳐다보던 혀가 길고 입이 짧은 강아지...
차마 방안에는 들어오지 못하고 문밖에서 약간의 호기심과 약간의 두려운 표정으로 흘끔 흘끔 보길래..

"들어와" 하고 불렀더니 조심스럽게 주위를 둘러보며 들어왔던 기억이 나는군요.



뭐 저렇게 생긴 개가 다 있나 싶었습니다.






그 동안 참 많이도 아프고 밥도 잘 못먹어서 일일히 손으로 떠먹이던 둘리...


작년에도 아퍼서 가슴에 안고 병원에 다니곤 했는데, 병원에 도착하면 옷은 오줌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죠..






그리 정상적이지도 않았고 건강하지도 않은지라 가족끼리 약간의 다툼도 있었습니다.



직업상 집을 떠나 있는 일이 많았었는데, 집에 돌아오면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이가 온것처럼 절 반겨주던 둘리..
집을 떠날때면 구슬피 우는 것을 보기 힘들어 몰래 떠나곤 했었습니다.



행복했던 시간들...






그런데..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진가 봅니다. 아직도 처음 만났을때의 기억이 이렇게 생생한데......
언젠가는 오리라 생각했던 날이 왜 하필 지금일까요... 



통증 때문에 현재 병원에 있다고 합니다. 진통제로 겨우 견디고 있다고 하더군요.




내일 모레, 병원에 가서 안락사를 시키려 합니다.


저에게 타인의 삶을 결정할 권리는 없습니다만. 또한 어떠한 경우라도 스스로의 목숨을 포기하는 동물이 아니라는 것도 압니다만..





마지막 이별을 하면서... 지난 세월만큼의 애정을 담아 꼬옥 안아주고....

....





내일 모레가 지나면 이 세상 어디에도 둘리는 없는거로군요..






내성적인 둘리.. 소심한 둘리... 나를 좋아하는 둘리.. 언제나 내 옆에 자리하던 둘리..
내 품안에서 잠을 자던 둘리...........



둘리. 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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