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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ion/반려거북

청거북 어항의 모래바닥재와 모래육지 - 하나의 성공과 하나의 실패

by Dmitri 2010.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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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상으로서의 모래밭의 역할과 어항 자체를 하나의 여과기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으로 모래를 투입한지 약 3주가 지났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그 효용성에 대한 판단이 가능하기에 성과에 대해서 평가를 해보고자 합니다.



산란상으로서의 역할 :

수년 이상 산란 경험이 있는 두마리의 암컷 청거북(붉은귀거북, 이하 청거북)은 일년에 여러 번의 산란을 하곤 합니다. 아직 몸집이 작았을때는 그리 많지 않은 알을 낳았지만, 이젠 나름 베테랑인지라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긴 힘들지만 상당히 많은 알을 낳습니다.

이 알들이 그대로 형태를 유지한다면 대량환수와 같은 재난은 없겠지만 서로 공식(카니발리즘? 동족포식)이 가능한 청거북에게 다른 암컷이 낳은 알은 하나의 먹거리일 뿐입니다.
주로 늦은 밤이나 새벽에 산란을 하게 되는데 아침에 제가 볼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어항에 날라다니는 알의 파편들과 알껍질, 그리고 비릿한 물냄새뿐이죠.

이러한 상황이 오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대량의 물갈이와 여과기의 청소만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따라서  산란기의 청거북이 알을 낳기 위한 장소를 찾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이렇게 물속에 산란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모래밭으로 된 육지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산란기의 암컷 거북들은 매우 신경이 예민하고 본능적으로 프로그램된 산란지의 선호도가 존재하는데, 알을 낳기 위해 바닥을 파다가도 무엇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파는 것을 중지하고 새로운 산란지를 찾습니다.

종에 따라 선호하는 산란지가 있게 마련이고 청거북의 경우에 모래만으로 구성된 산란지는 그리 선호하는 장소는 아닙니다만, 현실적으로 제가 마련해 줄 수 있는 어항 내의 산란지는 모래밭 뿐인지라 큰 돌로 뚝을 쌓고 모래를 채워 산란상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여과재로서의 효과를 일부 기대하기에 모래밭 대부분이 물 속에 잠겨 있어 조금만 모래를 파도 물이 고이는 것처럼 보이는 단점이 있는데,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거북들은 모래를 파다가도 이내 곧 중지를 합니다.

맘에 들지 않는 산란지라는 얘기겠지요. 사실 물이 스며드는 산란지는 부화를 위한 온도유지와 산소공급에 있어 치명적이긴 합니다만.. 거 대충 낳지..


예전에 읽은 문서에서는 청거북을 위한 산란상의 조건에 대하여 모래와 적당한 부엽토를 섞어서 15Cm 이상의 두께로 유지할 것을 권장하더군요. 아마도 부화를 위한 적당한 습도와 산소공급, 온도를 유지하기에 유리한 산란지겠지요.

하여간 물에 젖어 있는 모래밭은 산란상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보여집니다.




여과재로서의 역할 :

기존의 여과시스템은 생물학적 여과를 전담하는 외부여과기와 물리적 여과를 수행할 측면여과기를 별도로 두어 역할을 분담하게 하였습니다.

이는 외부여과기의 물리적 부하를 측면여과기가 일부 부담함으로서 외부여과기의 생물학적 여과력을 장기간 유지시키고 보수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측면여과기의 강한 수류로 인하여 어항 내의 부유물들이 물살을 타고 떠다니다가 여과기에 의해 수집될 확률을 높일 수 있으며 벤튜리를 통해 기포를 발생시켜 용존산소를 보장하고 유막을 제거하며 별도로 가동중인 기포기를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관련링크 : 현재 운영중인 청거북 사육조의 여과시스템

그러나 모래밭으로 육지를 마련해 줌으로서 상대적으로 낮아진 물의 깊이와 수량으로 인하여 여과시스템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측면여과기의 설치가 용이하지 않아 이를 제거하였으며 기존의 측면여과기의 역할을 외부여과기가 전담하게 되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사육유기물은 전적으로 외부여과기에 수집되며 이의 처리 또한 외부여과기가 수행합니다.

그리고 기존의 생물학적 여과를 전담하는 외부여과기의 역할의 일부를 바닥재로 투입된 많은 양의 모래가 분담하며, 넓어진 육지의 면적만큼 줄어든 수면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여과균이 필요로 하는 용존산소를 늘이기 위하여 기포기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물론 두 마리의 청거북이 모래를 파헤치면서 수영을 하게 되면 모래 속에 포집된 사육유기물의 일부가 물 속에 다시 떠다니면서 어항물은 약간 더러워지지만 생물학적 여과재가 충분한 까닭인지 3주 동안 물갈이 한번 해주지 않은 상태임에도 어항물에서는 전혀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이전의 경험으로는 2주 정도만 부분환수를 해주지 않으면 비릿한 특유의 물냄새가 나기 시작하였는데 지금은 매우 안정된 사육수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육안과 냄새로만 판단하였을뿐 어떠한 측정도 하지는 않았습니다. 측정할 시약도 없고 다시 살 필요성도 못느끼고 해서...


저의 사육수 판별은 아주 간단합니다. 사육유기물이 포화되어 여과가 원할하게 이루어지지 않을때 발생하는 하얀 실지렁이의 발생과 어항의 냄새, 수면의 거품이 그것인데 먹을 것을 다 먹이고 3주 동안 전혀 물갈이를 하지 않았음에도 물에서 거품이 떠다니지 않으며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것은 나름대로 매우 큰 성공이라 보여집니다.

외부여과기의 보수기간은 아마도 3달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기간 동안 마음껏 게으름을 피울 수 있으니 이 또한 만족스럽습니다. 

한두달 더 지나보면 최종적으로 판단을 할 수 있겠지요.
하여간 지금 어항 물은 매우 맑고 냄새도 없습니다. 물이 노랗게 보이는 것은 스팟의 영향이 매우 크니 이 부분은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PS :

이 글의 내용은 어떠한 측정치나 근거, 그리고 정확성을 보장하지 않는 개인적인 판단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과 다를 수가 있으니 가볍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10-04-24 추가

큰 청거북의 턱에 난 상처는 이제 다 아물었습니다.






2010-07-11

3개월이 지나 최종적인 수질평가를 내려보고자 합니다.
물론 어떠한 도구에 의한 검사는 없습니다만..

요즘 지방에 새로운 업무차 내려와 있는데, 덕분에 격주로 청거북 어항을 보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힘들때는 그나마 건너 뛰기도 하니 평균 2~4주에 한번 부분환수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

현재 사육수의 상태는 이전의 외부여과기와 측면여과기를 운영하며 매주 보수할때보다 유난히 물이 맑고 냄새도 나지 않습니다.
모래의 효과일까요? 아니면 모래밭을 운영한 덕분일까요?

하지만 바닥에 약간의 모래를 깔아주거나 사육조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 어항에서도 같은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닐겁니다.

보기에는 적어보일지라도 제 청거북 어항에 투입된 모래는 3.5Kg 25포, 약 88Kg이며 어항의 크기는 4자 (1200X650X450, WHD)수조, 4자형 외부여과기, 쌍기 기포기를 운영중입니다.

특유의 물 색깔도 거의 없고 냄새 또한 느껴지지 않습니다.
물론 물갈이를 하게 되면 모래 속에 포집된 각종 부유물이나 기타 찌꺼기들이 떠올라 물이 약간 지저분해 보이긴 합니다만 그 잠깐의 시간을 제외하고는 매우 안정된 상태입니다.

사육수가 심하게 오염된 경우 보이는 거품 또한 거의 없습니다.

거의 샘물 수준으로 보입니다. 자축하는 기념으로 마트에서 구입한 냉동빙어를 열심히 해동하여 청거북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여우같은 작은 거북이가 더 많이 먹었군요... 그러다 큰 놈한테 물리지..

이로서 나름대로 수질 변동폭이 매우 적은 청거북 어항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더욱 게을러질 수 있겠습니다만, 이 말이 방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는 여분의 시간적인 비용은 다른 쪽으로 투자를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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