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그룹/자동차2018. 9. 19. 00:34


처음 마르샤를 운행하였을때 90년대의 현대 중형차라는 것이 이렇게 무겁고 둔중한 움직임을 보이는 성향인가 싶었다.

 

가속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느리고 출발할때도 앞차를 따라가기 쉽지 않았으며 악셀의 반응이 한박자 느렸으니까.

 

 

 

마르샤는 타본 적도, 만져본 적도 없으니 원래의 성능이야 짐작조차 할 수 없었으며, 단순히 처음 경험한 주행감이나 가속감이 이 차의 성능이라고 생각하였다.

 

물론 워낙에 관리가 안된 차량이니 약간의 성능저하를 고려하더라도 성향에 있어서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 판단하였다.

 

뭐 그래도 차가 워낙 조용했으니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타고 다녔다.

물론 정차중엔 트럭 못지 않은 진동과 잡소리가 민망하여 누굴 태우기 싫을 정도였다.

 

 

 

머플러의 흰연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리고 대다수의 차량들이 정비하지 않는 소소한 것들부터 큰 비용을 요구하는 중요한 정비를 하면서 조금씩 차의 성능은 차이를 보이긴 했다.

 

하지만 처음 느꼈던 무겁고 둔한 움직임은 여전하였고 가속은 좀 답답한 편이었다.

 

 

 

가장 큰 변화를 느꼈을때가 연소실 청소였는데, 그때 처음으로 마르샤가 가볍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기분 좋은 변화였고 꾸준히 정비를 하다보면 원래의 성능에 근접해 가리라는 희망도 가지게 되었다.

 

처음 출고되었을 당시의 이 마르샤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정비에 조금 더 많은 시간투자를 하게 만들었던 것 같았다.

 

 

 

최근의 엔진오일 교체로 언덕에서의 부조까지 해결된 순간 그동안 손톱의 기름때가 훈장처럼 느껴질 정도로 만족감과 보람을 느꼈다.

 

내가 이정도까지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도 생겼고...

 

어느 정도 원래의 성능에 근접한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뽑아낼 성능이 있으리란 생각에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수리사례를 보다보니 노후된 점화코일로 인한 정비 관련된 포스팅을 보게 되었다.

 

과거 세피아를 정비하면서 점화코일을 교체하였어도 큰 체감을 느끼지 못하였기에 마르샤의 점화코일에 대해서는 약간 우선 순위를 낮게 두었는데, 해당 글을 보고 바로 교체하기로 결심을 하였다.

 

 

 

탈거 자체는 별로 특별한 것은 아니다.

4개의 볼트와 1개의 커넥터만 제거하면 되니까.

 

다만, 항상 그렇듯이 1개의 볼트가 도저히 풀리지도 않고 공구가 들어갈 자리도 마땅치 않아 몇일을 고생하였다.

1분이면 풀 수 있는 볼트 덕분에 3일 동안 WD40을 뿌려대고 플레어 렌치를 주문하게 되었다.

 

각설하고..

 

 

 

마르샤용 점화 코일은 약 298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이며, 탈거한 점화코일을 살펴보니 기름때는 있을 수 있다손 치더라도 일부 브라켓의 부식은 납득하기 힘들다.

 

 

 

 

 

아무래도 20년 동안 단 한번도 교체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과거 엔진오일의 누유로 인해 기름에 젖어 있음에도 볼트의 풀림이 예사롭지 않았고 녹이 슬지 않은 브라켓의 부식은 말 그대로 녹이 아닌 세월에 침식된 흔적을 보이고 있었다.

 

 

 

 

 

점화 코일을 교체한 후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시동을 걸었을때 정차시의 진동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번에도 체감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차라리 리어 스트럿바를 살껄 하는 후회도 들고...

 

 

 

 

항상 그랬던것처럼 밤 9시가 넘어 서울로 출발, 국도를 이용하여 주행을 해본다.

국도는 언덕이나 코너가 많아 운전하는 재미가 좋은 편이다.

 

 

도로에 진입하자마자 차가 가벼워짐을 느끼게 된다.

이전의 무거운 짐을 싣은 듯한 가속감이 아니라 세피아처럼 가벼운 차를 몰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평소보다 약간 악셀을 더 밟으니, 전에는 없던 엔진음이 들리기 시작하며 경쾌하게 가속이 된다.

 

신기하다.

여전히 더 뽑아낼 성능이 있음에, 그리고 그 결과를 바로 체감하며 운전할 수 있는 것이....

 

 

 

마르샤의 봉인된 힘을 엿보게 된 기분이다.

마치 쇠사슬에 꽁꽁 묶인 엔진을 풀어 놓은 듯한 변화?

 

그 무겁게만 느껴지던 덩치와 나이든 노새를 연상시키던 마르샤의 움직임이 가볍고 격렬한, 그리고 민첩한 짐승처럼 느껴진다.

 

(당연히 이전의 마르샤와의 비교이고 그 기분을 표현한 과장이지 요즘의 차량과 비교한 표현은 아니다.)

 

 

 

가파른 언덕에서의 가속이나 추월은 여전히 힘이 들지만 짐을 꾹꾹 눌러 담은 대형트럭끼리의 추월경쟁 수준은 이젠 벗어났다고 봐도 될 것이다.

 

저 오래된 점화코일이 정말 제 역할을 하지 못했나보다.

 

새로운 점화코일로 교체하자마자 들리지 않던 엔진음이 들리고 다른차를 타는 것 마냥 경쾌한 기분의 가속감을 선사해주니 말이다.

 

 

 

돌아오는 길.

 

기름이 바닥을 보이니 마르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악셀을 서서히 밟으니 차가 지체없이 가속이 된다.

 

소위 말하는 힘이 느껴지더라..

쭉 뻗는다고 해야되나?

 

 

 

시트와 스페어 타이어를 다 떼어버리면 항상 이런 느낌의 주행이 가능하지 않을까?

 

차를 고치는 것이 즐겁다.

내 고민과 땀에 보답해 주는 마르샤가 기특하게 생각된다.

 

 

힘내라. 마르샤!

 

 

 

 

 

 

 

 

 

 

 

 

 

 

 

 



Posted by Dmit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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