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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그룹/자동차

20살된 97년식 마르샤 2.0 VLS 1,500Km 시승 후기 및 기본제원

by Dmitri 2017.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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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지방에 내려갈 일이 있어 서두른 감이 있지만, 어찌되었든 마르샤를 구입하여 장거리 주행에 문제가 없도록 우선순위의 정비를 하고 근 한달 동안 운행을 하였다.

▶ 전륜 쇼크업소버(재생 오일), 스프링

▶ 미션오일

▶ 엔진오일

▶ 등속조인트 1개

▶ 겉벨트 3종 및 벨트커버

▶ 전륜 브레이크 패드 2개

▶ 헤드라이트 복원(DIY), H4 순정벌브

 

 

 

 

더 오래된 차를 관리해본 경험이 마르샤의 구입에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나 기본적으로 자동차는 기계일뿐이고 노후된 부분을 수리하면 얼마든지 탈 수 있다는 생각이 구입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물론 경우에 따라 큰 비용이 들어가기에 낭패를 볼 수도 있고 사고부위나 파손여부에 따라 그 영향이 잠재할 수도 있으니 구매전 차량의 사고이력을 조회하여야 한다.

 

이 낡은 마르샤의 사고이력을 조회하여 보니 보험처리한 내역이 여러 건이었으나 부품비는 얼마되지 않고 공임이나 도색비용이 대부분이어서 파손이 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고이력은 SK엔카의 차량설명 페이지에서 링크를 타고 들어갔으며 소액의 비용을 결재하였다.)

 

 

 

 

 

처음 마르샤을 타기 시작하였을때는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정비이력을 전혀 알 수 없는 차를 탄다는 것이 기대보다는 걱정이 더 컸기 때문인데, 중형급, 정확하게는 준대형급의 차량이 가져야할 미덕?을 감안하면 내심 기대도 되었다.

 

물론 D레인지에 놓자마자 그 기대는 깨져 버렸지만 말이다.(충분히 N에서 예열 후)

정차시의 엄청난 진동이란...

 

 

 

 

 

[출처 : 나무위키의 시리우스 엔진 이미지]

 

2,000cc 배기량의 세단은 처음 몰아보는 것이고 비교할 대상은 오직 1,500cc의 뉴세피아뿐이라 비교라기 보다는 단지 경험상의 차이를 나열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미리 언급해야겠다.

 

스마트폰이 존재하지 않던 시대의 기술로 만들어진 세단이고 엔진은 미쯔비시에서 79년 개발된 시리우스 엔진의 개량형이니 요즘 출시되는 차량의 정숙성(NVH)이나 승차감, 그리고 엔진과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마르샤의 기본 제원

 

일단 내부를 둘러보니 실내는 상당히 넓은 편이었는데, 제원상으로 보자면 뉴세피아(4,360mm)보다 마르샤(4,770mm)의 전장이 약 41cm가 더 길고 앞좌석을 넉넉하게 넓혔음에도 불구하고 뒷자리 공간이 상당하였다.

 

다행히 차폭은 뉴세피아 1,695mm, 마르샤 1,770mm 정도로 큰 차이가 없어 감을 잡는데 무리가 없다.

 

배기량은 1,997cc이며 엔진마력 146hp, 최대토크 19.2kg.m인데 뉴세피아의 엔진마력이 105마력인지라 높아진 마력에 내심 기대가 되었다.

 

트랜스미션은 자동 4단.

 

그런데 공차중량이 1,355kg이나 된다.

뉴세피아의 경우 1,060kg이었는데 무려 300kg 가까이 더 무거우니 높아진 마력을 체감할 수 있을려나?

 

14인치 알루미늄 휠에 타이어는 195 70 14 규격이 순정으로 사용된다.

 

 

 마르샤

뉴세피아 

 전장

 4,770

4,360 

 전폭

 1,770

1,695 

 공차중량

 1,355

1,060 

 배기량

 1,997

1,498 

 마력

 146

105 

 최대토크

 19.2

15 

 휠

 195 70 14

180 60 14

 

 

 

* 참고적으로 TCS(구동력제어시스템)나 ECS(전자제어 서스펜션) 같은 옵션은 없는, 보급형 마르샤이며 유지보수를 생각하면 오히려 다행이다.

 

재생쇼바와 신품 스프링, 공임 포함하여 2개 교환하는데 18만원 정도였으니까.
(정확한 금액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ECS(전자제어 서스펜션), 서스펜션의 끝부분에 잭이 있다. 마르샤용은 스프링이 없다는데 요건 무슨 차량용인지?

 

 

 

 

 

 

일단 시동

 

시동을 거니 세피아와는 틀린, 묘한 질감의 엔진회전이 생소하다.

 

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주파수라고 해야 하나? 좀 더 가늘고 신경질적인 엔진음이 괜시리 신경 쓰인다.

이거 정상인것 맞나? 

 

[그냥 실내사진]

 

 

물론 P 혹은 N에서는 실내의 엔진음 유입이 크진 않다.

 

노후된 미미 덕분에 D 레인지에서 준대형 세단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진동이 도어트림과 기어박스, 대쉬보드를 흔들어댄다.

 

rpm이 정상으로 돌아와도 간헐적인 진동은 민망스럽기까지 하다.

 

빨리 미미를 바꾸어야 하는데, 일단 우선순위의 작업은 아니라서 조금 미루기로 한다.

조금 욕심을 내자면 직접 교체해보고 싶기도 하다.

 

차에 정 붙이는데는 손톱의 기름때가 최고지. 암..

 

 

 

 

 

 

주행.

 

일단 가속을 하게 되면 악셀의 깊이에 바로 반응하지 않고 조금 둔하다는 느낌이다.

 

"아. 이게 오토의 느낌이로군! 신기하기까지 하다.

클러치를 미트 시키는 조작 없이 출발을 하다니.

 

신기술이로세.."

 

 

좋게 말하자면 부드럽게 가속이 되는데 높아진 속도를 몸으로 쉽게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정숙하고 안정적이다.

(가속에 대한 차의 반응은 아마도 미션의 차이가 더 클것이다. 세피아는 MT 였으니..)

 

 

주변 차량의 흐름에 맞추면서 주행(시속 약 80km)을 하니 차가 가라앉아 달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세피아에 짐을 잔뜩 싣고 달릴 때의 감각이다.

 

묵직하다고 해야하나?

 

 

뉴세피아에 비해 높아진 마력이지만 차체의 중량을 충분히 아우르는 감각은 아닌데, 이는 엔진이 고RPM에서 제 능력을 보이는 성격 때문이기도 하고 2.5L 엔진이 원래의 심장으로 설계되었던 탓이기도 하리라.

게다가 무겁기까지 하지.

 

나와 같은 일반적인 영역, ~ 110km/h 정도를 달리는 수준의 운전자라면 2,000~4,000rpm이 고작일텐데 이런 특성의 엔진은 많이 아쉽기도 하다.

 

또한 안정적이고 정숙한 주행은 좋지만 뉴세피아처럼 가속시의 격렬함은 체감할 수 없다.

 

 

 

 

 

이러한 묵직함?은 고속도로를 주행할때 잠시만 방심하면 속도계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높아져 있기에 종종 당황하게 된다.

 

좀 더 적응이 필요하다.

 

 

세피아만큼의 즉각적인 펀치감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맛은 없다.

 

애초에 차의 성격이 틀리니까.

 

"갑자기 세피아가 그리워진다만 그래도 새식구에게 다시 정을 붙여야겠지...."

 

 

 

 

대충 얻어듣기로 현대 중형차들이 출렁거리는 승차감이라고 하던데 그 말이 그대로 공감이 된다.

 

도로의 상태에 따른 스프링의 움직임을 쇼크업소버가 비교적 잘 잡아주지만 매끈한 도로에서 노면의 높낮이 차이가 약간 있는 곳의 주행시 간혹 출렁거리는 움직임이 있다.

 

세피아를 탈때는 전혀 느껴보지 못한 움직임인데 그저 생소할뿐이다.

 

 

[그냥 GIF 한번 만들어봄. 스마트폰에 별 기능이 다 있네]

 

 

 



ECS에 대해서

 

ECS(전자제어 서스펜션)가 없는 차량은 아마도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가격을 낮춘 보급형이며 마르샤의 원래 설계된 승차감은 아니겠지만 딱히 안락함이나 미끄러지는 듯한 승차감을 원하는 것도 아니니까 아쉬움은 없다.

 

직접 확인하지 않은 얘기지만 마르샤에 채용된 ECS의 압력을 조절하는 솔레노이드 벨브가 내구성이 심히 좋지 않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솔레노이드 밸브 자체의 문제인지 내구성에 영향을 주는 구조적인 결함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마르샤 오너들 사이에 이런 소문?이 퍼져 있다면 한번 의심해 볼 만 하다.

 

ECS의 장점을 누릴때는 좋겠지만 차령을 생각한다면 막상 고장이 났을때 돈을 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소수의 오너는 차령과 보험상의 차값을 고려하지 않고 애정만으로 투자하겠지만 돈들여 고쳐놨는데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보상을 받지 못하고 폐차를 결정 해야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한번 경험해 보니 유지보수 비용이 저렴한 쪽이 차라리 더 나을것 같다.

 

 

 

 

 

 

마르샤의 복합식 ECS의 기능은 아래와 같다.

 

▷ 쇼크 업소버의 감쇄력 변환 특성 : 소프트(Soft), 하드(Hard) 2단계

▷ 차고 조절기능 : 로(Low), 노멀(Normal), 하이(High) 3단계

 

 

모드별 조절기능

 

▷ 안티-스쿼트(Anti-Squat) : 급가속 혹은 급출발시 앞이 들리고 뒤가 내려 앉는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감쇄력을 하드로 변경,

▷ 안티-다이브(Anti-Dive) : 급제동시 앞이 다운되고 뒤는 업되는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감쇄력을 하드로 변경

▷ 안티-롤(Anti-Roll) :  주행시 급격한 핸들의 조작으로 선회하게 될때 선회 외측의 서스펜션이 다운되는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감쇄력을 하드로 변경

▷ 안티-바운스(Anti-Bounce) : 요철 혹은 울퉁불퉁한 도로 주행시 상하 바운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감쇄력을 하드로 변경

▷ 안티-시프트 스쿼트(Anti-Shift Squat) : 자동변속기의 P, N 위치시 변속레버의 조작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진동을 예측해 감쇄력을 하드로 변경. 규정 속도 이상이 되어야 소프트로 복귀

▷ 고속 안정성 : 차가 고속주행시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감쇄력을 하드로 변경

 

 

 

 

 

코너

 

정비를 하지 않았음에도 현재의 얼라인먼트나 웜기어의 상태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직진 안정성이 훌륭하고 완만한 코너나 급한 코너 또한 만족스럽다.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편안하게 돌아나갈 수 있으며 타이어를 교체할 시기가 다가왔음에도 불안한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다.

 

남들이 브레이크를 밟을 시점에 밟지 않아도 되었는데 출렁거리는 승차감을 감안해도 롤은 괜찮은 편이다.

 

다만, 국도의 내리막 코너에서는 (세피아와 비교했을때)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심히 불안한 느낌을 들게 한다.

 

 

[코너링의 느낌을 과장하기 위해 2배속 GIF로 만들어봄. 직선로에서 벌어진 내가 코너마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빠르게 따라 붙으니 앞차가 신경질적으로 악셀을 밟아 도망가곤 했다.]

 

 

 

딱히 속도나 코너를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덜 가속하고 덜 브레이크 밟으며 차선 내에서의 마진을 충분히 활용하며 재미를 느끼는 편인데 의외로 마르샤는 그 재미를 더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

 

코너를 돌아나갈때 신경써가며 스티어링을 계속 조정할 필요도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내가 꺾은 만큼 꾸준히 유지해 나가는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상당히 만족스럽다

 

 

 

 

특이사항

 

오토차량은 브레이크 페달이 좌우로 긴 편인데, 익히 알고 있었지만 막상 경험하게 되니 새삼스럽다.

 

가끔 갑작스러운 앞 차량의 급제동시에는 나도 모르게 왼발이 클러치를 찾게 되는데 이때 뭐라도 밟히지 않으면 좌우로 찾아 밟아야만 한다.

(최근 20년 동안 오토를 몰아본 적이 없어 클러치를 밟는게 나에겐 아주 자연스럽다.)

 

덕분에 종종 좌우로 긴 브레이크 페달을 왼발과 오른발이 같이 밟고 있음을 보게 된다.

 

요즘은 거의 안그렇지만 처음엔 세피아와 틀린 브레이크 감 때문에 당황하여 화들짝 놀라면서 왼발이 클러치를 찾았던 적이 조금... 있었다.

 

 

 

 

총평

 

외관의 상태는 많이 아쉽지만 차의 성능은 큰 금전적 부담 없는 유지보수 비용으로 복구할 수 있으며 현대모비스를 통해서 거의 모든 부품을 구입할 수 있다.

 

특별한 옵션(예를 들자면 ECS 같은)이 없어 부품가격 또한 저렴하였다.

 

보급형 DSLR 2대 가격으로 차량의 구입과 현재의 정비, 그리고 DIY용 엔진부품들을 구할 수 있었는데 현재 들어간 비용 전부를 투자하여 중고차를 구입한다고 하여도 마찬가지의 정비를 하여야할 것을 감안한다면 마르샤의 구입은 괜찮은 선택이 아니였을까 한다.

 

 

 

아쉬운 점이라면 연비가 좀 떨어지는 편인데 이 또한 엔진 컨디션을 어느 정도 복구한다면 더 좋아지리라 생각한다.

 

현재 4만원 주유시 270Km 주행하고 조금 남는다.

정밀한 연비계산은 정비를 더 하고 나서 측정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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